그랬으면서, 그가 사티의 짐노페디를 칠 때면 그 곁에 바짝 앉아 마치 자신의 귀에 기타 소리가 들리는 듯 행복에 겨운 미소를 짓다니, 사실은 그 미소가 한번만 그이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간절한 괴로움인 줄도 모르고서 손가락을 보고 있으면 소기가 들린 다는 그녀의 말을 단 한번 의심도 없이, 누구 앞에서보다 그녀 앞에서 손가락을 더욱 깊이 더욱 사삭거렸다니. 그럴수록 그녀의 두통이 더 깊어졌으련만. 편지를 든 채로 멍하니 앉아 있는 그에게로 점박이가 다가왔다. 그는 편지를 떨어뜨리고 점박이를 안았다. 그녀가 떠날 때 너는, 너는 어디 있었니. 그녀는 이삿짐을 실은 트럭을 기다리게 하고 흰순이를 품에 안은 채 애타게 점박이를 찾았다. 어딨니? 그녀는 점박이를 찾으려고 이미 열쇠를 채우고 나왔을 여기로 몇 번을 오르내렸고 트럭 위로 올라가 거꾸로 세워진 의자 사이, 탁자 사이 책 사이사이를 들여다보았고, 우편함까지를 열어 보았고, 어디 갔을까요? 방금 까지 있었는데 경비실을 서성였고, 딱 두 동밖에 없는 스튜디오 여기저기를 돌아다녔고, 스튜디오의 황폐한 겨울 뜰과 5층 꼭대기 옥상을 향해 어딨니?를 외쳐 대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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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점박이의 양 겨드랑에 손바닥을 집어넣고 그녀의 침대가 놓여 있던 자리에 길게 누웠다. 그는 그의 배 위에 점박이를 내려놓았다. 금세 점박이가 앉아 있는 자리에 따뜻한 |